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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역할을 무엇인가

 

1. 목수가 아닌 정원사다

2. 아이들을 신뢰하라

3.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라

4. 전자기기를 가지고 놀게 하라

5. 심판자가 아닌 도우미다

6. 아이들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라

 

아이들의 자아 형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곳은 사회나 학교가 아닌 가정이다. 현대사회의 부모들은 아이가 뒤처지지 않는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학교에 잘 적응하는지, 학교 성적은 괜찮은지 등 많은 기대를 하고 불안해한다. 한마디로 아이에 대한 사랑이 아닌 불신이 화근이다. 이는 부모의 본성을 잃은 자세이다. 부모가 불안해서 세상의 유행에 맞추어 춤춘다면 아이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이를 믿어야 한다. 홀트는 “서두르지 마라, 가르치려 하지 마라, 절대 서둘러 가르치려 들지 마라.”라고 부모들에게 간청한다. 불안하고 가벼운 부모의 마음은 아이의 근본을 잃게 할 뿐이다. 부모가 안정된 마음으로 아이에게 일관된 태도를 보일 때, 아이는 부모에 의지하고 부모를 바탕으로 삼아서 자신의 자아를 찾아 나갈 수 있다.

 





목수가 아닌 정원사다.

 

학교 교육에서 교사와 아이가 상하 관계라면 언스쿨링에서 부모와 아이의 상호 수평적 관계이다. 학습은 성인의 지시나 가르침에 따른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아이가 성인의 안내와 지원을 받아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결과물이다. 부모는 학습의 주체가 아닌 아이를 돕고 안내하는 촉진자의 역할에 머문다. 부모는 아이에게 특정 학습을 강요하거나 학습 속도를 변경하거나 학습 결과를 평가하는 일이 없다. 그거 묵묵히 아이의 관심에 주의를 기울이며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제공할 뿐 학습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항상 아이의 반응에 민감하며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아이가 서투른 행동을 다그치거나 조급히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인내하며 기다린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염려하고 너무 많은 것을 해준다. 아이들은 자유를 얻었을 때 번창한다. 우리는 목수가 아닌 정원사가 되어야 한다. 앨리슨 고프닉은 자신의 저서 ‘정원사 부모와 목수 부모’부모의 역할을 목수와 정원사에 비유한다. 목수형 부모는 세칭 세간의 사람들이 규정하는 '성공'과 '결과'에 주안점을 두는 데 반해 정원사형 부모는 아이들이 스스로 교육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랑을 베풀고 성장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목수와 정원사의 큰 차이점은 바로 '일'과 '사랑'이다. 목수는 처음부터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적을 갖고 미리 설계한 디자인대로 목재를 깎지만, 정원사는 정원 내 다양한 식물이 특성에 맞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양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 목수는 특정 재료를 최초의 설계에 부합하는 최종 산물로 만들고 완성품을 통해 얼마나 잘했는지 평가를 받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정원사는 서로 다른 강점과 아름다움, 서로 다른 약점과 문제점이 있는 다양한 식물들이 전체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일한다. 좋은 의자와 달리 좋은 정원은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결국 다양하고, 유연하고, 역동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고 이는 매우 주의 깊은 보살핌을 받은 온실의 꽃보다 더 강하고 더 큰 적응력을 갖춘 환경이 될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특정한 성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언스쿨링 부모는 아이를 똑똑하거나 행복하거나 성공적인 성인으로 만들기보다 더 강하고 유연하며,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더 능숙하게 대처하는 아이로 키우는 정원사의 역할에 만족한다.

 

 

아이들을 신뢰하라

 

아이들은 학습의 본성을 가지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보고 듣고 움직일 수 있게 되자마자 자신의 세계를 탐구하며 배우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말할 수 있게 되자마자 질문을 시작하는 이유다. 하지만 부모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한다면, 우리는 전통적인 학교에서처럼 그런 학습의 책임을 아이들에게서 빼앗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호기심과 질문은 중요하지 않으며, 놀이는 하찮은 것이고, 교육은 아이들 자신의 주도하기보다 아이들이 부모나 교사에게서 들은 대로 행하는 것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믿도록 주입한다. 아이들과 언스쿨링을 신뢰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자기 교육 책임을 훼손하지 않는다.

 

홀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이들을 믿어라. 이보다 간단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이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믿으려면 우선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은 믿을 만한 사람이 못 된다고 배워왔다. 그래서 우리 자신이 어린 시절 대우받아온 것처럼 아이들을 대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을 탓하며 씁쓸하게 내뱉곤 한다. ‘내가 참아냈으니, 우리 아이들도 참을 수 있겠지.’ 우리가 할 일은 두려움과 불신이라는 이 기나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아이들을 믿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라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고, 탐험하고, 놀고, 지루해하고, 지루함을 이겨내는 등 자기 교육을 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자유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자기 관심과 열정적인 활동에 깊이 몰입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돌아다니고, 탐험하고, 도망치는 등 성인들이 보고 있지 않을 때만 일어날 수 있는 독립심과 힘을 경험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부모들은 종종 아이들을 계속 바쁘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로 오해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교훈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돕기 위해서 부모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야 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위대한 선물이 있다면 아이들이 자기 관심을 발견하여 추구할 수 있는 자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전자기기를 가지고 놀게 하라

 

대부분의 교육은 문화 도구의 사용법을 배우는 일이다. 어떤 도구를 완전히 숙달하는 방법은 그것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즉 그것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되는 것, 그것에 자신의 의지를 부여하는 것, 그것을 가지고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이다. 많은 전통문화에서는 성인들이 이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성인들은 어린아이들이 불, 칼, 활과 화살과 같이 부상에 위험한 기기들을 가지고 놀도록 허용한다. 언스쿨링을 지지하고 참여하는 가족들은 아이들이 컴퓨터, 책, 목공 도구, 조리기구, 스포츠 장비와 같은 현대의 문화 기기를 가지고 놀도록 허용한다. 디지털 사회에서는 새로운 전자기기가 날마다 쏟아져나온다.

 

아이들에게 스크린 타임의 제한만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 세대와 달리 Gen Z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전자기기를 손에 쥐고 나와서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능숙하게 사용한다. 말린다고 들을 세대가 아니다. 교육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일부 위험한 기기를 사용하거나 게임을 할 때는 성인의 감독과 안전 교육을 받아야 조건이 따른다.

 

심판자가 아닌 도우미다

 

산업화 이전의 전통적인 사회에서 살았던 아이들은 성인과 분리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성인들이 하는 일을 지켜보고 그것을 놀이에 통합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또한 성인들의 이야기, 토의, 토론 등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이 성인의 도움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찾아갈 수 있었다. 언스쿨링도 역시 아이들이 부모뿐 아니라 많은 성인과 정기적으로 접촉할 때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성인들이 아이들을 감독하는 심판자가 아닐 때 가장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언스쿨링 부모들은 심판자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든 자기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약점을 기꺼이 보여주며 도움을 청할 만큼 정직한 사람은 없다. 자신이 평가받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이 잘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부족하거나 잘하지 못하는 점을 감추고 피하려는 인상 관리 태도로 들어간다. 평가는 또한 불안을 유발하여 학습에 장애를 초래한다. 인상 관리와 불안은 교육과 상반되며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아이들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라

 

언스쿨링에 기반한 학교나 학습 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은 학교 공동체의 필수적인 구성원이다. 그들은 공동체 안의 구성원들과 공동체 자체를 위해 서로 돌보는 방법을 배운다. 그들은 민주적으로 참여하여 공동체의 규칙을 만들고 그것에 따른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의견 불일치와 그것과 관련된 도덕적이고 논리적인 논쟁을 둘러싼 모든 측면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이들의 견해는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공동체의 결정에 영향을 준다. 이것은 아이들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그 견해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성공적인 언스쿨링 가족들도 마찬가지로 아이의 생각과 관심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아이들이 가족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참여하여 역할을 하도록 허용한다. 그러한 가족들은 또한 가정 밖의 다른 사람들과 공적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참여한다. 그러한 환경에서 아이들은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책임감을 배운다. 이것은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더 큰 공동체에서 특히 훌륭한 시민이 되도록 돕는 교훈이다.